조운목사의 희망레터 "아름다운 흘림"

2019. 1. 23. 11:22희망레터

언젠가 다람쥐에 대한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. 일반적으로 생각할 때 다람쥐는 재치있고 똑똑한 동물의 상징처럼 여겨지는데, 사실 다람쥐만큼 어리석고 우둔한 동물이 없다고 합니다.


특히 다람쥐는 바보스럽게 잘 흘리면서 산다고 합니다.

다람쥐는 주로 가을에 도토리 채취를 많이 하는데, 그 때마다 항상 도토리를 입에 물고는 하늘을 한번 쳐다봅니다.

그러고는 겨울에 먹으려고 땅에 묻습니다. 하늘을 보는 이유는 어디다 묻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라고 합니다. 

문제는 흘러가는 구름을 고정점으로 여기고 땅에 묻으니 결국 다람쥐는 두 번 다시 자기가 묻은 도토리를 찾지 못하는 예가 많다고 합니다.






그러나 도토리를 딸 재주가 없는 다른 동물들은 다람쥐가 묻어 놓은 도토리를 먹으며 겨울을 난다고 합니다.

결국 다람쥐의 어리석음이 많은 미물들을 살리는 것입니다.

저는 다람쥐와 마찬가지로 이런 아름다운 흘림이 있는 사람이 좋은 것 같습니다. 

대지약우(大智若愚)라는 말이 있습니다.

중국 송나라 8대 문호 중 한 사람인 소식이라는 사람이 쓴 구절인데, ‘큰 지혜는 어리석음 같다’는 의미입니다.

큰 지혜가 있는 사람은 다람쥐처럼 바보스럽게 흘리면서 삽니다.

그런가 하면 적자생존이라는 말도 요즘에는 이렇게 해석합니다.

<적자(赤字)를 볼 줄 아는 사람이 승리한다.>

어떤 일에든 손해 보려고 하지 않는 사람은 일시적으로는 성공하는 듯해도 결국에는 패자가 됩니다.

적자를 볼 줄 알고 나누어줄 줄 아는 사람이 최후의 승자가 되는 것입니다.

우리 민족의 아름다운 전통 가운데 ‘까치밥’이라는 것이 있습니다.

감나무의 감들이 노을처럼 빨갛게 익으면, 사람들은 겨울에 먹으려고 감을 땁니다.

하지만 나무 꼭대기에 달린 몇 개는 추위와 배고픔을 겪을 까치들을 먹으라고 남겨줍니다. 


"이것이 바로 아름다운 흘림 즉 아름다운 배려입니다."



벌써 2018년의 반 이상이 흘러갔습니다.

남은 기간 동안 내 주변의 사람들에게 내가 가진 것들을 흘려주고 나누어줄 수 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.

아름다운 흘림, 아름다운 어리석음이 사람을 살립니다.

그런 사람에게는 잘 익은 향긋한 여름 냄새가 납니다.저와 여러분 모두가 이런 여름 향기 가득한 삶을 살 수 있기를 간절히 축복합니다.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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아름다운 흘림으로 세상을 더 풍요롭게 만들길 소원하며

여러분을 사랑하는 조운 목사드림

출처 : 2018년 희망레터 7,8월호